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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줄거리 등장인물 느낀점

by 책속나비 2023. 11. 28.

사실 이 책은 아무 정보없이 보게되었던것이라 제목의 '시선'이 심시선이라는 인물의 이름일지 몰랐다 

치열한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ㅣ는 책이며 심시선의 자식, 손주들과 그들이 이룬 가족들이 시선의 10주기 제사를 하와이에서 준비하며 각자가 삶을 대하는 다양한 자세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이 책의 줄거리, 등장인물, 기억에 남는 문장과 느낀점에 대해 써보겠다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1. 시선으로부터 등장인물

1) 이명혜 - 시선의 첫째 딸. 자식들 중 가장 성격이 강하며 시선을 많이 닮았다 

2) 박태호 - 명혜의 남편. 은퇴한 비행기 기장으로 조용하고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뭔지 알 수 없는 집안으로 장가를 왔다고 표현한다

3) 심명은 - 시선의 둘째 딸. 유일한 싱글로 시선의 임종을 지켰으며 아빠 요제프 리가 떠난 후 엄마 성으로 개명하였다

4) 이명준 - 시선의 셋째 자식으로 유일한 아들. 누나들에 비해 조용하고 가끔은 무시를 당한다

5) 김난정 - 명준의 와이프. 딸 우윤이 어려서 많이 아팠던것 때문에 늘 불안해한다 책과 박물관을 좋아한다

6) 홍경아 - 시선의 의붓딸. 시선의 두번째 남편과 전처 사이의 딸이나 본인의 딸처럼 느끼고 대한다 커피를 좋아해 시선과의 추억이 있다

7) 박화수 - 명혜의 큰 딸. 회사에서 염산 테러를 당한 후 인생과 성격이 뒤바껴 아직 깊은 터널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8) 박지수 - 명혜의 작은 딸. 언니 화수보다 우윤과 더 가깝다 사교적이고 친근한 성격이다

9) 이우윤 - 명준의 달. 어릴적 크게 아팠고 투병 생활 중 지수가 자주 찾아와 시간을 보냈다 본인의 약함을 이겨내고 싶어한다

10) 정규림 - 경아의 아들로 고등학생.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서핑과 다이빙을 곧 잘 해내며 새로운 꿈을 찾는다 가장 친했던 친구와의 관계가 개진 아픔을 가지고 있다

11) 정해림 - 경아의 딸로 초등학교5학년. 새를 아주 좋아하며 어느곳을 가든 그 지역의 새 도감부터 구매하고 새를 보러간다

 

2. 시선으로부터 줄거리

큰 딸 명혜는 엄마 심시선의 10주기를 맞아 시선의 요청으로 생략했던 제사를 하와이에서 딱 한번 지내자고 주장한다 고리타분하게 우리가 아는 제사상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제삿날까지 각자 하와이를 여행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을 수집해오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하와이를 즐기고 알아가며 시선의 제사상에 올릴 경험이나 물건들을 준비한다

 

심시선은 한국전쟁시기 가족을 잃고 마지막 사진 신부가 되어 하와이로 간다 그곳에서 시선의 인생 꼬리표가 될 마티아스 마우어라는 유명 화가를 만나게 된다 그녀를 제자로 키워준다던 마티아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폭력적인 사람이었으며, 시선에게서 사랑의 배신을 당한것처럼 유서를 쓰고 자살한다 

비슷한 사정으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요제프 리와 결혼을 하게 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화가의 꿈은 접고 글을 쓰게 된다

첫번째 남편과 헤어지고 두번째 결혼을 하게되면서 아내를 사별한 두번째 남편의 딸(경아)도 친딸처럼 기른다 

 

각자의 방식으로 심시선의 제사를 주비하는 가족들.

명혜는 언어를 전달하는 하와이 전통적인 훌라춤을 배워 제사상 앞에서 훌라춤을 선보인다

명은은 화산석위에 날아와서 핀 꽃과 등산화에 박힌 자갈을 가져왔다

명준은 미술관에서 해양쓰레기로 만든 재생 플라스틱으로 탑을 쌓아 상에 올렸다

경아는 시선과 커피로 추억을 쌓았던걸 떠올리며 최상의 커피를 내어 올린다

태호는 우연히 만난 옛 직장 동료들이 추천해준 하와이 최상의 맛인 도넛을 제일 맛있을때 가족들에게 맛보이고 상에 올리기 위해 땀을 뻘뻘흘리며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난정은 박물관에서 직접 만든 목걸이와 하와이 배경의 책을 준비했다

화수는 하와이에 있는 동안 매일 갔던 팬케익 집 사장님을 모셔와 따뜻한 팬케익을 올리게 된다

지수는 하와이에서 사귀게 된 친구 체이스의 도움으로 작지만 선명하고 아름다운 무지개 사진을 찍어 빔으로 보여준다

우윤은 계속 실패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 성공한 서핑의 파도 거품을 통에 담아 가져왔다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버린 규림은 시선의 이름을 붙인 산호 다섯개를 타히티 바다에 심고 그 증서를 가져왔다

해림은 외래종이 많이 섞여있긴 하지만 하와이에 살고있는 새의 깃털을 모아 올렸다

 

시대의 폭력과 여성들의 억압에 순종하지 않고 꼿꼿이 맞섰던 시선의 피를 이어받은 딸들과 또 그 자식들은 각자 새로운 모스으로 21세기를 살아간다

 

3. 기억에 남는 문장

 

어릴 때는 그 삶을 원했던 적도 있는 듯한데, 
이제는 이 삶이 아닌 삶을 상상할 수 없으니 짐작 불가능한 시간을 저도 모르게 
통과해온 셈이었다
45p

 

 

고되고 고되면서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는 게 신기했다.
그 모든 일을 겪고도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니,
그게 인간이란 생각을 했다.
46p

 

우윤은 더이상 아이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늘 아픈 아이가 있었으므로 
서핑을 해봐야겠다고 결정했던 것이었다.
리브 어 리틀.
난 좀 살아볼 거야.
101p

"정말로 좋아하던 것을 갑자기 뚝 끊을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가"
경아가 몇 번이고 의문스러워하자, 시선은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에 
계속해서 꺾이면 안쪽의 무언가가 소멸할 수도 있다고 설명해주었지만
경아로선 미진한 느낌이었다
117p

첫번째 남편도 두번째 남편도 친구들도 함께 일했던 사람들도 
야생에서라면 도태되었을 무른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을 사랑했다.
그 무름을. 순정함을. 슬픔을. 유약함을.
125p

 

도로 사정을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최저 속도로 달리는 듯했다.
정류장은 촘촘하고 보조기구를 하나씩 짚은 노인들이 주로 이용했으므로
혹여 누가 넘어질까 버스 기사는 부드럽고 일관된 운전을 했다.
급정거에 급출발, 급커브가 일상다반사인 한국 버스에서는 책을 잘 읽지 않지만
하와이의 버스에서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158p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
178p

 

그래도 돌아서며 생각했다.
아주 싫은 사람이었으면 긴가민가했을 때 부르지 않았겠지.....
다행이다, 먼 나라에서 얼핏 보고도 부르고 싶은 사람이어서.
잘못 살지 않았네, 싶었다.
278p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 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 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331p

 

4. 작가 소개

작가 정세랑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민음사,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장르문학을 쓰기 시작했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장르소설, 특히 SF에 주력했는데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은 이후에는 일반적인 순수문학 작품도 병행해서 쓰고 있다.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이 있다. 

 

5. 느낀점

처음에는 소설속에 나오는 가족들의 관계가 헷갈려서 맨 앞의 가계도를 여러번 들쳐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을 다 읽고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지금 각자의 이름과 모두의 가족 관계, 겪었던 상황이나 준비하고 경험했던 내용들까지 생생히 떠올랐다 

시선은 직접적으로 소설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큰 비중으로 그녀의 삶이 그려지고 다른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친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평소알던 어머니의 상, 여성상은 아니지만 그것조차 사회분위기로 만들어진 역할인걸 알기에 여성의 권리와 주장을 외쳐온 시선이 대단해 보였다

미술계의 거장인 마티아스의 죽음으로 소위말해 국민X년이 되고도 오히려 단단해졌던, 이미 미움받고 있는 나니까 더 당당히 말하겠다는 쿨함을 보여줬던 심시선이 참 부러웠다 욕먹을까, 미움받을까 동동거리고 눈치보는 나로서는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한 사람이었다

다 같이 뭔가를 하기보다 제각각 따로 노는듯하며 서로를 생각하고 또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요즘 페미나 역차별로 인해 거론되기 조심스러운 주제일 수 있지만 그것을 담담히 툭툭 풀어내는 듯한 문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준것 같다

시선의 제사를 준비하며 시선을 통해 정작 자신이 위로 받고 치유되는 모습들도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예전 현대사와 성차별, 예술계의 권력 문제에 더해 환경문제까지 자연스럽게 넘나들었다

읽을 땐 몰랐지만 다 읽고나니 자연스럽게 머리에 잔상으로 여러가지가 남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