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정보
1) 도서명
종의 기원
2) 작가명
정유정
소설가. 1966년 전남 함평 출신. 대학 시절에는 국문과 친구들의 소설 숙제를 대신 써 주면서 창작에 대한 갈증을 달랬고, 직장에 다닐 때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홀로 무수히 쓰고 버리는 고독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아이의 세계에 발을 딛고 어른의 창턱에 손을 뻗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의 성장 모습과, 스스로 지나온 십대의 기억 속에서 그 또래 아이들의 에너지와 변덕스러움, 한순간의 영악함 같은 심리 상태가 생생하게 떠올랐으며 덕분에 유쾌하게 종횡무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입심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2007년 삼 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탄생한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5천만 원 고료 2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등단 이후 쏟아지는 원고 청탁을 거절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내 심장을 쏴라' 집필에만 몰두해 다시 1억 원 고료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2011년 발표한 장편소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은 주요 언론과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영미권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핀란드, 중국, 일본, 브라질 등 해외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가 있다.
'진이, 지니', '완전한 행복'을 출간했다
3) 출판사
은행나무
2. 독서기록
1) 줄거리
피 냄새에 잠을 깨보니 온 몸이 피로 뒤덮여 있는 유진.
말라 붙은 피는 2층 유진의 방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이어지며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핏자국을 따라 내려가보니 유진의 어머니가 목이 베인채로 바르게 누워있다
발작으로 인한 증상때문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유리창에 비친 모습과 모든 정황이 본인이 엄마를 죽인 살인자라고 가르키고 있다
엄마가 죽은 형 대신 양자로 들여 함께 살고있던 해진이 돌아올 시간이 되어가자 부랴부랴 시신을 수습하고 핏자국 청소까지 마친다
집에 돌아온 해진은 눈치채지못하고 다시 볼일을 보러 나가는데 현관에 떨어져있는 진주귀걸이를 발견하게 된다
인터넷으로 어젯밤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이 귀걸이와 연관된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사건에도 본인이 얽혀있음을 깨닫는다
어젯밤의 사라진 2시간 반의 기억이 도무지 나지를 않던 차에 엄마의 방을 뒤져 자신에 대한 관찰일지, 혹은 일기 같은 메모장을 찾아 읽기 시작한다
메모장을 읽으면서 지난일부터 어젯밤의 일까지 모두 기억해내고 또한 숨겨져있던 자기 병에 대한 진실도 알게되어 크게 분노하게된다
평생 자신이 간질 환자라 믿으며 발작 증세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던 수영까지 그만두게 되었었는데, 사실은 이모와 엄마가 병명을 속인것이었다
본인은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프레데터'라고 부르는 순수 악인 이었던 것이다
그로인해 분노가 커지자 엄마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이모 혜원까지 죽이게 된다
이후 이모의 시신까지 수습하고나자 도저히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해 멀리 떠날 계획을 세우는데,
집으로 돌아온 해진이 이상한 상황을 눈치채게되고 유진은 해진에게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해진만은 자기의 과거 숨겨졌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거라는 기대를 했지만 기대와 달리 해진은 자수를 권한다
해진의 자수 권유를 순수히 따르는 척 했던 유진은 사실 계획적으로 해진까지 살해하고 해진이 살인자로 보이게끔 상황을 꾸민다
이제 그 진실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유진밖에 없게 되었다
2) 기억에 담고싶은 문구
이런 순간을 상상한 적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이런 순간이 왔을 때, 나를 제어할 자신도 있었다.
정말로 이런 순간이 오자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도 머리도, 오로지 교감신경의 지시에만 반응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너무도 쉽고 빠르게 상상의 경계를 넘어버렸다.
203p
탯줄을 잘라버린 기분이었다.
불가침의 국경을 넘어선 부랑자가 된 것 같았다.
국경 너머에 두고 온 건 아마도 나일 것이다.
세상 속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온 나,
지상에 단단하게 발을 붙이고 있다고 믿었던 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나면 돌아갈 길이 없다.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부옇게 흐린 저 겨울 대기 속으로 계속 걸어가는 것 말고는.
292p
감정을 없애면 선택의 무게는 신발을 사는 일만큼 가벼워진다.
목적과 비용의 상관관계만 따지면 될 테니까.
문제는 상대가 신발이 아니라는 존재였다.
어느 쪽을 택하든, 죽을 때까지 후회할 터였다.
협살에 걸린 기분이었다.
347p
3) 감상평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 정유정 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이 책은 모든 책의 베이스의 느낌이었다
순수 악을 다룬다는게 이런거구나, 인간이 가진 순수한 악의 모습이 들여다보면 또 이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여러 감정이 들었다
책을 딱 덮는 순간 느껴졌던 묘한 '양가감정'
이 단어만이 유진에게서 느낀 내 감정을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살인자, 악인 그 자체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상하게도 살인이 걸리지 않았으면,,
해진이가 유진이를 용서하고 감싸 안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기대.
말도 안되는 감정이 마음속에서 일었다
사회적으로 요즘 많이 얘기가 나오는 사이코패스는 아예 감정이 없는 사람일 줄로 알았다
이걸 읽으면서 그렇지 않다는것도 알게되었고 또 제대로 치료와 교정이 있었다면 이 아이의 삶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했다
법과 도덕의 테두리안에서 모 아니면 도라고 강하게 생각해왔던 나조차도 한마디로 정의내리지 못하겠는 유진.
그럼에도 금지된 용망과 행위, 환상들을 행동에 옮기는 유진은 분명히 악인 중에 악인일 것이다
우리 모두의 본성 안에도 무의식 속에서 그러한 욕망들이 숨어 있겠지.
4) 독서기간
2025. 5. 2 ~ 2025. 5. 10
5) 한줄평
숨어 있는 악의 실체를 본 것 같아 섬뜩하면서도 안쓰러운 양가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