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정보
1) 도서명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2) 작가
[ 최은영 ]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3) 출판사
문학동네
2. 독서기록
1) 줄거리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비정규직 일을 하던 희원은 뒤늦게 영문과로 입학 해 대학 강의를 듣게 된다
그 강의는 에세이를 읽고 토론하며 본인만의 글을 써보는 수업이었고 난처한 상황에서 젊은 여교수였던 그녀의 도움을 받는다
희원의 눈에는 그녀가 젊은 여자라서 일부 학생들의 무시를 받는것 같아 우려가 담긴 말을 전한다
하지만 그녀는 희원이 앞으로 겪을 일들에 대해 그런 식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말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 강사가 된 희원의 머리속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게 되는데,
정작 그녀는 해왔던 일과는 다른 길을 가고 희원은 그녀가 내던 빛을 찾아 그녀의 길을 따라 가게 된다
[ 몫 ]
기자인 해진은 졸업한 학교에서 정윤을 만나자 옛 과거 생각이 난다
해진을 포함한 희영, 정윤은 당시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썼던 편집부 멤버들이었다
그중 희영은 당시 큰 이슈화가 되지 않았던 여성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싶었지만 남자선배 용욱은 더 중요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등한시 한다
희영은 결국 자신의 몫을 다 하기 위해 편집부를 그만두고 기지촌 여성을 위한 활동가가 된다
희영과 가까웠던 정윤은 모두가 부러워 할 만큼 글을 쓰고 똑똑한 멤버였으나 연인이었던 용욱의 유학으로 본인 공부를 그만두고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해진은 희영과 정윤을 보며 정작 글을 써야할 사람들은 떠나고 자신만 남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해진은 자신의 기사를 희영을 글과 비교해 만족하지 못하고, 정윤은 희영이 세상을 일찍 떠나고 나서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 일년 ]
풍력발전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는 지수는 예전 일년을 함께 일했던 인턴직원 다희를 병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지수는 정규직 직원이었고 다희는 일 년짜리 인턴이었던 것.
현장에 외근을 나갈 때 자신의 차로 다희와 함께 출퇴근하면서 둘은 가까워지게 된다
당시 지수는 본인이 동기들과도 미묘한 거리가있고 직장에 스며들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학벌로 인해 본인도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차별 할 수 있는 위치임을 느끼고 우월감과 동시에 스스로에대한 경멸도 느낀다
인턴 세 명 중 한 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말에 다희는 굴욕적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데 지수는 그런 다희에게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가 있냐는 말을 하게된다
다희는 비정규직으로 살아본적이 없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지수와의 거리를 확 느끼게 된다
다희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고 마지막 퇴근길 미묘한 두사람의 관계가 끝이난다
현재 우연히 다시 만난 그녀들은 굳이 서로 연락처를 묻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본인의 삶을 살아간다
[ 답신 ]
어릴 적 엄마가 떠나버려 아버지의 방임속에서 커온 나와 언니.
언니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을 하며 동생인 나를 돌보아준다
언니는 바르지 않은 관계의 학교 교련선생님과의 임신으로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 전 마지막으로 자신이 모은 돈을 대학교 등록금으로 쓰라고 넘겨주게 된다
언제나 나를 위해 희생하고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언니가 나이차이 많이 나는 형부에게 하대받고, 형부가 바람피는 것까지 아무말 못하며 참고 지내는 것을 보다 못 해 형부에게 폭행을 저지르게 된다
나에게 폭행을 당한 형부는 언니가 나의 유일한 약점이라는 것을 알기에 보란듯이 내 앞에서 언니를 때린다
폭행죄로 법정에 섰고 언니의 증언이 필요하지만 언니는 형부의 편을 든다
나는 자포자기한채로 폭행을 인정하고 수감된다
그 후 언니와는 소식이 끊긴채로 살고 몇년 후 고모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만난 언니와 나.
언니에게 다가갔지만 언니는 관계를 원하지 않는지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피한다
[ 파종 ]
이혼 후 오빠의 집에서 딸 소라와 함께 살게 되었다
자신의 짜증과 아이의 투정까지 다 받아주던 너그러운 오빠는 건강문제로 짧은 생을 마치고 떠나게 된다
오빠와 함께 가꾸던 텃밭도 그의 죽음 이후에 들여다 보지 않았고 더욱 오빠 생각도 하지않으려 한다
그러다 소리가 오빠와 함께 텃밭을 가꾸던 기억에 대해 쓴 글을 읽고 나서 억지로 그리움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소리와 함께 텃밭 가꾸기를 시작한다
[ 이모에게 ]
이모가 나를 사랑하는 것 맞지만 매사에 무심하고 때론 나를 무시하고 주변 모든 상황에 불평 불만이 많은 이모를 보며 늘답답했다
그래서 이모를 닮고 싶지 않아 내가 선택 한 삶을 살아 가지만 결국 너무도 이모와 닮아버린 자신을 보고 피해도 결국 그렇게 되는 길이었음을 깨닫는다
[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기남은 홍콩에 살고 있는 둘째딸인 우경을 찾아가게 된다
어색한 사위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살가운 손주 마이클을 만나 행복하다
바쁜 우경이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 맛있는 음식도 먹고 관광도 하지마나 뭔가 모를 불편함과 어색함들이 있다
자신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시어머니와 친밀함의 대화를 나누는 걸 본다
그러다 손주 마이클의 질문으로 깨닫게 되는 본인의 속마음 '부끄러움'
우경이 경멸하는 알콜중독자인 첫때 진경도, 우경이의 인생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것 같은 자신도 모든게 자신의 탓 같아서 부끄러운 것이다
마이클이 나중에 커서 자신과의 대화, 추억을 기억하지는 못할 걸 알지만 부끄러워도 된다는, 부끄러워도 괜찮다는 그 말에 위안을 받는다
2) 기억에 담고싶은 문구
나의 숨은 흰 수증기가 되어 공중에서 흩어졌다.
나는 그때 내가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겨울은 사람의 숨이 눈으로 보이는 유일한 계절이니까.
45p
좋은 사람들에게 거절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고통이었으므로,
그녀는 차라리 나쁘고 냉혹한 인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고 여기는 편을 택했다.
그들이 자신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들을 거부할 이유를 발견하는 쪽이 덜 아팠으니까.
109p
서운하다는 감정에는 폭력적인 데가 있었으니까.
넌 내 뜻대로 반응해야 해, 라는 마음.
서운함은 원망보다는 옅고 미움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런 감정들과 아주 가가이 붙어 있었다.
115p
내 안에서는 언니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나와
언니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또다른 내가 싸우고 있었지
이모는 뜬금없이 내가 웃고 싶지 않을 때 웃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이모가 그렇게 믿고 있기를 바란다.
나의 삶이 성공적이라고, 자신의 삶과는 다르다고,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미소 짓기를, 안심하기를.
264p
3) 감상평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단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단편도 참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후 유명한 다른 단편소설집을 읽고는 다시 실망)
역시 최은영 작가의 분위기와 여운은 장편, 단편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더 압축된 느낌?
이번 책에선 양가감정에 대한 내용이 많이 보였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감정, 그러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그 중립이 더 대단했다
언니에게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밉고 함부러 굴고 싶은 마음
남을 안쓰러워하고 응원하면서도 그 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나도 모르게 안심하는 마음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 더 와 닿았나보다
닮고 싶지 않고 내가 싫어했던 모습을 점점 닮아져가는 내 모습도 보이고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실망도 원망도 하는 것 처럼
우리가 한번쯤 겪어 본 마음들을 이렇게도 잘 잡아내서 표현해 놓은게 가슴을 여러번 쿡쿡 쑤셨던것 같다
책이 굉장히 정성들여 쓰여졌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내 사소한 감정들을 돌아보는데에 아주 희미한 빛이 되어 줄 것 같다
4) 독서기간
2025. 5. 19 ~ 2025. 5. 26
5) 한줄평
각자가 가진 크고 작은 감정과 그에대한 아픔을 어루만져 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