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나만의 서재를 갖는것, 따뜻한 느낌의 책읽는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였던 저는 이 제목과 표지, 살짝 들쳐보았을때 느껴지는 분위기에 내가 꿈꾸던 것들이 생각나 망설임 없이 책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비슷한 힐링 소설들이 많은데 이 소설은 억지스럽지 않은 잔잔함에 더욱 만족스러웠던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었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줄거리, 등장인물 및 느낀점, 황보름 작가소개에 대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1.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장인물
- 이영주 - 일에만 빠져살다가 심한 번아웃과 이혼을 겪은 후 작은 골목에 서점을 열어 새 출발을 한다 카페직원과 단골손님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마음이 회복된다 현승우 작가와의 만남으로 또다른 출발을 준비한다
- 김민준 - 휴남동 서점의 바리스타. 좋은 스펙을 가지고도 계속된 취업 실패에 취업을 포기하다가 우연히 휴남동 서점에서 바리스타로 일을 하게되면서 새로운 목표를 찾게된다
- 나지미 - 로스팅 업체 '고트빈' 대표이며 휴남동 서점에 원두를 공급한다 영주와 따로 시간을 보낼정도로 친한 사이이다 오래 함께한 남편과의 사이가 위태롭다
- 정서 - 8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참고 참았던것이 터져서 퇴사했다 매일 휴남동 서점에서 명상과 뜨게질을 한다 민폐가 될까봐 3시간에 한 번씩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이며 영주,지미와 친해져서 함께 어울린다
- 민철 - 무기력증에 아무것도 하기싫고 재미없는 고등학생. 엄마의 권유로 휴남동 서점에 방문하게되었다 1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으라는 엄마의 명령이 있었으나 책 대신 영주와 대화를 나누기로 한다 서점과 서점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며 점차 세상에도 관심이 생긴다
- 희주 - 민철이의 엄마. 무기력한 아들을 보며 속상해한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독서클럽에서 활동하며 생활에 활력을 얻는다
- 상수 - 휴남동 서점의 단골손님. 바쁜시간 영주를 대신해 파트타임으로 카운터를 보다가 나중에는 정식으로 함께 일하게된다
- 현승우 - 유명한 작가이며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무심해 보이지만 따듯한 사람. 블로그에 문법에 관한 글을 쓰며 유명해졌다 휴남동 서점에서 열린 북토크에 작가로 초대되어 영주를 만난 이후로 영주에게 마음이 생겼으며 서점에 자주 오게된다
- 창인 - 영주의 전 남편으로 번아웃이 온 영주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게 된다
2.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워커홀릭이었던 영주는 일에만 빠져살았고 자신과 비슷한 남편 창인과 서로의 일을 응원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갑작스레 번아웃이 찾아와 함께 퇴사할것을 권했지만 창인은 이런 영주를 이해하지 못했고 둘은 이혼을 하게 된다
영주는 이혼과 퇴사 후에 어려서부터 꿈이 었던 서점을 열었지만 무력함에 잘 운영하기가 힘들다 책에 파묻혀 지내며 점차 정신을 차리고 서점 운영에 신경을쓴다 운영과 책과 커피까지 감당하기가 힘들어 바리스타 민준을 채용해 함께 일하게 된다 민준이 커피를 맡아주자 영주는 서점 운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북토크와 SNS 홍보를 하며 책에 관련된 칼럼도 작성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모범적인 삶을 살아오고 치열하게 공부해온 민준은 여러 차례 취업 실패로 좌절감을 느낀다 여지껏 열심히 단추를 만들어 왔으나 정작 단추를 꿸 구멍이 없다며 절망한다 취업을 포기하다가 휴남동 서점에서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하게 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울 정도로 달라진 일상을 살게된다
점차 단골손님들도 생기게 되는데 매일 아침 서점 구석에 앉아서 명상을 하는 손님인 정서. 하루 종일 앉아있기는 미안한지 3시간마다 커피를 주문한다 언젠가부터 명상을 접고 뜨개질을 시작한 정서는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열심히 일했지만 돌아오는건 자신이 한 일을 가로채는 동료. 참다 터져서 퇴사를 하고 화난 감정을 달래기 위해 명상을 했던 것이었다 영주와 지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상처에서 회복된다
휴남동 서점에 원두를 납품하는 로스팅 업체 '고트빈'의 대표 지미는 남편때문에 늘 화가 나서 주변에 남편 험담을 늘 하곤 한다 본인은 열심히 사는데도 불구하고 집안일에 무관심하고 본인과 소통하려 하지않는 남편때문에 불만이 커지는데, 함께 할 때 불행하다면 그건 아닌것같다는 민준의 말에 결단을 내리게 된다
서점 단골 손님인 희주는 모든것에 무기력한 아들 민철 때문에 고민이 많다 공부하는것을 강요하지는 않고 서점에 가서 일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도록 제안한다 책 읽기가 싫었던 민철은 영주의 제안으로 본인이나 서점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점점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영주가 서점을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준비한 독서모임과 북토크, 글쓰기 강의도 점점 잘 진행 되어가는데 작가를 섭외해서 진행하는 중에 승우를 만나게 된다
승우는 한국어 문법 공부에 심취해서 문장 교정을 취미로 삼아 관련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가 관련 책까지 펴내게 되었다 솔직 담백한 그의 글을 좋아했던 영주의 초청으로 휴남동 서점에서 강의를 하게 되고 영주의 칼럼을 도와주게 되면서 둘의 관계가 가까워진다
둘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졌지만 영주의 과거에 대한 상처로 쉽게 발전되지는 않지만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서게 된다
어쩌면 2년만에 문을 닫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휴남동 서점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영주만의 색깔과 개성으로 점점 좋은 서점으로 발전해져간다
3. 기억에남는 문구
나는 그래서 책을 읽는 것 같아.
책이란 말만 나오면 따분하지?
...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
저자들은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
우리는 나만 힘든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힘을 낼 수 있거든.
나는 나만 힘든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저 사람들도 다 힘드네?
내 고통은 지금 여기 그대로 있지만 어쩐지 그 고통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른 우물에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없을 것 같다는 확신도 들어.
그렇다면 이제 이렇게 무력한 상태로는 그만 이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거야.
그래서 웅크린 몸을 쭉 일으켜 세웠는데,
글쎄! 우물이 그리 깊지 않았던 거야.
이것도 모르고 우물 속에서 그렇게 음침하게 살고 있었구나 싶어서 웃음이 나.
그런게 그 순간 갑자기 오른쪽 35도 각도쯤에서 살랑살랑 미풍이 불어오는 거야.
문득, 살아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람에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즐거움이 빠진 꿈은 저도 별로 같아요.
꿈이냐, 즐거움이냐.
하나만 택하라면 저도 즐거움!
하지만 전 아직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슴이 설레기도 하거든요.
꿈 없이 사는 삶.
눈물 없이 사는 삶만큼 삭막할 것 같아요.
삶은 일 하나만을 두고 평가하기엔 복잡하고 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네,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진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행복은 먼 과거에나, 먼 미래에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거였어요.
그날의 그 맥주처럼, 오늘의 이 모과차처럼요.
음악도 마음에 들었고, 시끄럽지 않아 좋았고,
조명도 마음에 들었고, 또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좋았어요.
편한 느낌이 들어서 점점 더 자주 오게 됐구요.
수세미 뜨다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왠지 마음이 놓였다고나 할까.
책이 있는 공간이 주는 안도감 같은것이 있다는걸 알겠더라구요.
4. 작가 소개
작가 황보름
서른 초반, 작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책을 내기도 전에 전업작가 생활로 뛰어들어 작가처럼 살았다 작가처럼 살다 보니 정말 작가가 되었다 주로 읽고 썼으며, 자주 걸었다 혼자서 누구보다 잘 노는 사람으로, 단순하고 단조로운 일상이 주는 평온함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작가 황보름은 대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으로 7년이나 일했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쓰면서 "독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특별한 의도는 없었어요. 다만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때 마음이 편안해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렇더라고요. 삶은 바라보는 방법이나 태도를 하나 알게 되면 마음이 좀 놓여요. 그게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난생처음 킥복싱>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와 장편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있다 2021년 출간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종합 베스트셀러가 되어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5. 느낀점
이 소설에서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이 우리가 흔히 하는 문제들로 고민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더 현실감이 느껴졌던것 같다 큰 갈등없이, 사건 사고 없이 잔잔하게 소설이 이루어지다보니 지루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것 같다 당장의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은 못할것 같은 선택들을 하는 경우도 이 소설상에서는 꽤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자극적인것들이 넘쳐나는 컨텐츠들 사이에서 나는 오히려 더 편안했다
오히려 영주의 이혼 사유가 요즘 흔히들 많이 나오는 배우자의 바람, 배신 이런것때문이었다면 뻔하게 보였을것 같은데, 이혼을 하고 회사를 퇴사한 이유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이해받기 어렵고 그만큼 내 자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의심, 불안함, 괴로움을 느끼는게 오히려 공감이 되었다 딱히 극적으로 성장을 하지도, 새로운 사랑이 턱턱 시작되지도 않아서 더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같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티가 나지않아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고 조금씩 나아가는것이라는것에서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건 있는 그대로 내가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이었는데 그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면서 가장 힘이나고 힘든 마음을 회복시키는데 가장 중요한것 같다
우린 언제나 스스로 고민하고 본인 선택에 대해 자책하곤 하지만 무슨 선택을 하든 괜찮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