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제가 책을 모으는 작가 중에 한명입니다 상상력의 대가라고 불리는 작가로 무한한 상상력의 소설을 끝없이 써내는 작가인데요, 이 작가가 희곡의 형태로 글을 쓴건 처음 접해보는터라 궁금증과 호기심을 느끼며 읽게 된 책이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을 읽고 이 책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그리고 느낀점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1. 심판 등장인물
- 아나톨 피숑 - 죽음을 맞이한 피고인. 지나치게 평온하고 틀에 박힌 삶을 선택했으며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무시하고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 운명적 상대와의 사랑에서도 실패하였다는 판단을 받는다
- 카롤린 - 피고인 측의 변호사, 아나톨 피숑을 지켜주고 도와주던 수호천사. 베르트랑과는 안좋은 과거에 마주치지않고 싶지만 변호사와 검사의 역할로 엮이게 된다
- 베르트랑 - 검사이며 냉철하고 원칙적인 인물. 카롤린 전생의 전남편이며 카롤린 친구와 바람을 피워 배신을 한 전력이 있다 카롤린에게는 능글맞으며 사사건건 말에 딴지를 걸기도 한다
- 가브리엘 - 재판장. 판사로서 엄숙하고 진중한 모습보다는 주변 인물들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인물이다 나중에는 아나톨 대신 환생을 선택한다
2. 심판 줄거리
폐암을 앓고 있던 아나톨 피숑은 수술 도중 사망하게 됩니다 수술해서 그 후 삶을 관장하게 되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아나톨은 자신이 죽은 줄을 모르고 적은 확률을 뚫고 수술에 성공해서 살아있는걸로 착각합니다 아나톨의 수호천사이자 변호를 해주는 카롤린은 일단 그의 장단에 맞춰 반응해줍니다
카롤린은 전생에서 자신을 배신하여 이혼했던 전남편이 아나톨에게 삶이라는 형을 구형할 검사라는 걸 알게되었고 원래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기때문에 말다툼을 합니다 아나톨도 둘의 얘기를 듣고 자신이 죽었다는걸 알게 되고 아나톨은 위험 요소가 있더라도 원래 몸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식물인간, 청력이상 등의 문제로 인해 카롤린이 말리게 됩니다 카롤린의 설득으로 이곳에서 심판을 받기로 합니다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나톨은 본인은 좋은 학생 좋은 남편, 좋은 직업인, 좋은 시민, 좋은 가장으로 살았다고 주장하지만 베르트랑은 실제 사례들을 예를 들며 좋은 역할을 하지 않았던것을 증명합니다
카롤린이 열심히 아나톨을 변호하지만 재판장인 가브리엘은 아나톨에게 삶의 형을 내리게 됩니다
환생하기전 선택하게 되는 성별, 국적, 부모, 직업, 강점과 핸디캡 등을 고르고 최종 선택할 인물까지 결정하여 곧 태어나게 된는데, 갑자기 항소를 제안합니다 본인이 도전해야할 꿈을 버리고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특별한 상황을 설명하며 환생을 거부하게 되는데 항소를 받아들인 가브리엘이 대신 그 아이로 환생하여 태어나는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아나톨은 재판장을 맡으며 심판의 업무를 이어가게 됩니다
3. 기억에 남는 문구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태어나서 울고, 웃고, 먹고, 싸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그러다...... 죽는 거에요.
당신은 당신의 재능을 어떻게 썼죠?
전혀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형 ... 아니, 다시 말해 삶의 형을 구형합니다.
샹젤리제 근처에서 주차 자리를 발견하면
신을 믿게 되더군요.
당신이 무의식의 소리에 계속 귀 기울일 때 펼쳐지게 될 인생 경로인 거죠.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징표들이 끊임없이
이 삶의 여정을 당신에게 일깨워 줄 거에요.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걸 여기서는 아주 좋지 않게 보죠!
당신의 길을 받아들여 계속 가라는 거에요.
삶은 여행의 일부일 뿐이에요.
나는 아나톨 피숑으로 남고 싶었던 거에요.
다른 누군가가 될 생각은 없어요.
피고인이 다시 태어나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히 영적인 삶을 살았는가?
우리의 상상력이 모든 것을 대단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실은 필연적으로 그만큼 강렬할 순 없어요.
4. 작가 소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너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드디어 1991년 120여 차례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피피용>, 웃음의 의미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웃음>, 새로운 시각과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단편집 <나무>, 사고를 전복시키는 놀라운 지식의 향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천3백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심판>은 베르베르가 <인간>에 이어 다시 한번 시도한 희곡으로,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검사,변호사,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그렸다 주인공이자 피고인은 폐암 수술 중 사망한 아나톨. 그는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이자 가장, 좋은 직업인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검사는 생각지도 못한 죄를 들추어낸다 프랑스에서만 4만 부 이상 판매된 <심판>은 희곡이면서도 마치 소설처럼 읽히며,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가 빛나는 작품이다
5. 느낀점
사람이 죽음에 도달해서 믿어지지도 않고 인정할 수도 없는 세계에서 심판의 상황을 겪는일 자체는 아주 심오하고 두려운 상황이나 책을 읽는 내내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박장대소보다는 상황을 가볍게 희화화 시키는 작가의 특성이 담겨 더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것 같아요
희곡 형식의 소설은 거의 접해보지 못한 터라 어색하다고 느꼈던게 잠시 쉽게 읽혔습니다 희곡적으로 써져있다보니 커텐이 열리고 닫히고 불이 꺼졌다 커졌다 하며 막과 공간을 구분하고 관객들에게 말을 하는듯 과장된 어투로 말하는 점들이 일반 소설과의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끝나고 있을 사후의 세계는 늘 궁금하고 어느누구도 정확한 정답을 알지 못하죠 그것때문에 더 궁금하고 미지의 세계로 여겨지는 부분인데 실제 있을법한 심판의 순간이 재미있었습니다 과거에 잘한 일, 못한 일 등과 더 불어 심판을 관장하는 판사와 변호사, 검사들이 완벽하지않고 허술한 인물들 이라는것, 이후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에 개인적인 감정들이나 우유부단한 본인의 성격이 들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일처리가 역설적으로 웃기기도 했구요
또 완벽히 신성한 삶을 살지 않아서 다시 태어나는 형벌로 삶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환생하기 전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것도 신기합니다 그런다고 고정된 삶이 아니라 유전 25%, 카르마 25%, 자유 의지 50%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삶이라는 형벌"도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다시 하나하나 개척해 나가야 할 삶이 누군가에게는 형벌이되고 두려움이 되는 무거운 선택이지만, 또 가브리엘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았어요 '육화'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는것. 고동치는 심장, 송송히 맺히는 땀, 입 안에 고이는 침,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랑을 나눌 때의 기쁨 등. 두가지의 면에서 다 생각해 볼 수 있었던것 같아요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그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형벌이 결정 되는것, 삶에 최선을 다하지않고 모자람이 있어서 받는 형벌이라는 것이 사람으로 다시 환생하는 것이라는 것.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던 책인것에 비해 생각은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맴도는 것 같습니다